티타임
우리가 일상에서 말하는 티타임은 커피 한잔 마시며 수다 떠는 걸 생각하는데요. 그러나 유럽을 배경으로 한 영화나 만화 속에서 봤던 티타임은 좀 더 다르죠. 뭔가 모르게 격식이 있고 고급스러우면서 조심스러운 티타임. 티타임 하면 영국이라는 나라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요. 예쁜 드레스에 3단 트레이에 놓여있는 디저트와 함께 먹는 홍차까지 여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시간이죠. 영국의 애프터눈 티는 일찍이 유럽 귀족 계층 사이에서 사교의 장으로 뿌리를 내렸다고 해요. 최소한의 예의범절을 지키며 홍차를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인과 함께 맛있는 홍차와 과자를 먹음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더 소중히 여긴다고 해요. 오늘날 영국에서는 3단 트레이에 과자와 스콘이 담겨 나오는 정통 애프터눈 티는 주로 호텔과 티 룸에서 즐겨요. 일상적으로는 간단히 크림 티로 즐기거나 집에서 가족, 친구들과 함께 격식 없이 편하게 티타임을 즐기기도 해요. 홍차의 나라 영국 답게 티타임이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셈이죠. 심플한 크림 티부터 정통 애프터눈 티까지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영국식 티타임이에요.
영국의 크림 티
영국 교외의 거리나 마을을 걷다 보면 '크림 티'라고 쓰인 간판을 흔희 볼 수 있어요. 요즘에는 옛날식 티 룸이 주목을 끌어서 런던 같은 대도시에서도 크림 티를 접할 수 있어요. 크림 티란 홍차와 스콘, 클로티드 크림, 딸기 잼을 한 세트로 즐기는 티타임의 방식 중 하나예요. 애프터눈 티처럼 3단 케이크 트레이에 담겨 나오지 않고 한 접시에 스콘 두 개와 수북하게 담은 클로티드 크림, 딸기 잼이 나오죠. 물론 잔에 가득 담은 홍차와 차가운 우유도 함께 나와요. 크림 티는 애프터눈 티 세트에서 샌드위치와 과자류를 뺀 격 이에요. 영국인은 크림 티를 점심 식사 후 간단히 먹거나 잠깐 휴식이 필요할 때 티 룸에 가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며 즐겨요. 상류층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한 애프터눈 티는 금세 중산층에도 널리 알려졌고 이후 홍차가 저렴해지면서 노동자들도 즐기게 되었다고 해요. 오늘날의 크림 티는 그 무렵부터 시작되었다고 해요. 크림 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한은 스콘과 클로티드 크림, 딸기 잼인데요. 지역에 따라먹는 방법이 다른데 클로티드 크림의 생산지로 알려진 데번 지역에서는 반으로 가른 스콘에 크림을 먼저 바른 다음, 잼을 올려요. 또 다른 생산지인 콘월 지역에서는 그와 달리 잼을 먼저 바른 다음, 크림을 얹어요. '크림이 녹아내리지 않도록 잼 위에 얹어야 한다', '크린이 아래에 와야 듬뿍 바를 수 있다' 등 이유도 각기 달라요. 영국인은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콘과 클로티드 크림을 즐긴답니다.
영국인의 홍차 시간표
영국인은 온종일 홍차를 마셔서 홍차 시간표가 있다고 말할 정도예요. 대다수의 영국인은 하루에 대여섯 잔은 기본으로 마실 정도로 홍차를 좋아하는데 이는 어른뿐만이 아니에요. 청소년들도 학교에서 매일 아침 11시면 우유를 듬뿍 넣은 홍차를 마셔요. 학교에 '일레븐즈'라는 브레이크 타임에 학생과 선생님이 다 함께 식당에 모여 티백홍차와 비스킷을 먹어요. 점심시간을 앞두고 20분이나 티타임을 갖는 점이 놀랍지만 영국인은 티타임을 갖지 않으면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해요. 저녁 티타임을 학교 수업이 끝나는 4시에 시작돼요. 이때는 방과 후 활동을 하는 학생들만 모여서 홍차와 스콘을 먹어요. 저칼로리 휘핑크림도 곁들이죠. 홍차를 즐기는 방식은 격식이 없고 간소해졌지만 아침 식사와 직장, 학교, 티 룸에 홍차가 빠지면 영국의 하루는 시작되지 않는답니다. 영국인의 하루 동안 시간대별로 홍차를 마시는데요.
그걸 정리하면 베드 티→ 얼리 모닝 티 → 브렉퍼스트 티 → 일레븐즈 → 애프터눈 티 → 하이 티 → 애프터 디너 티로 나눌 수 있어요. 시간이 오래 걸리는 티타임은 주로 주말과 휴일에 즐긴다고 해요.